일산제일교회
홈로그인
HOME · 설교&칼럼

[2002년칼럼] 옛 습관 > 목사님칼럼

[2002년칼럼] 옛 습관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05-12-01 14:07 조회 5,593회 댓글 0건

본문


옛 습관




저녁 밥상에


크고 잘생긴 굴비구이가 올라왔습니다.


맛있어 보였지만,


얼른 젓가락이 가질 않았습니다.


대장이 이러하니 애들도 먹질 못했습니다.




밥을 거반 다 먹을 즈음


초등학교 다니는 딸아이가


그 굴비의 몸통 부분을 과감하게 찍어서 먹었습니다.


그때 저도 비로써 몇 점 맛을 보았습니다.




왜 먹고 싶은 굴비임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젓가락을 가져가지 못했을까?


숟가락을 놓기까지 내내 생각했습니다.


죽어 구이까지 당한 굴비가 무서울 리 있겠습니까마는,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그동안 잘잘한 새끼 굴비는 먹어보았지만,


큰 놈은 먹어 본적이 없었기에


과감할 수가 없었던 겁니다.




문득 과거지사를 생각하는


궁상까지 이르렀습니다.




아시잖아요!


큰 굴비는 고사하고 수제비 먹기도 힘들었던 시절이 있었음을,


비록 부모 슬하에 있었다 치더라도 국가의 가난이 어린 우리의 필통과 밥상까지 초라하게 했던 겁니다.


장가 간 후에도 마찬가지 입니다.


누가 「목사님 드세요」하고 잘라주면 먹어 보았지 그걸 그렇게 먹어보질 못했던 겁니다.




아직 버려지는 흰 쌀밥을 보면 아깝습니다.


물에 불은 비누를 보면 잔소리 합니다.


운동화도 기천원짜리만 생각납니다.


지금 한달 넘게 찔뚝거리고 다니는 이유도 지하상가에 싸구려 운동화를 사서 신었더니 티눈이 생겼습니다.


그러기에 스테이크보다는 순댓국이 좋고,


햄버거 보다는 부칭갱이가 좋습니다.


지금도 이 글을 만연필로 씁니다.


그러면서 연필로 쓰듯이 꾹꾹 눌러 쓰게 됩니다.




옛 습관


좋은걸 익혀야지 그렇지 않으면 여든 살까지 궁색하고 초라할 것입니다.


딸아이는 일찍이 큰 굴비 먹고 자라니


이담에 고급으로 살 것입니다.




그래도 옛 습관이 이정도면 고민이 없습니다.




죄 짓는 옛 습관 정말 무덤까지 가야 될 모양인가 봅니다.




날마다 죽었다고 달공질 해대지만,


여전히 내 지체 속에서 살아있기에


웃었다가 웁니다.




롬 7:16 “이제는 이것을 행하는 자가 내가 아니요 내 속에 거하는 죄니라”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