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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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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예용범 작성일 16-01-02 22:02 조회 3,167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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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떴거나말았거나, 묵은 년(年)은 가고 병신년이 왔다는데,
난 이미 새 달력에서 새 년을 보았다.
지난 밤 얼마나 요란했을까? 송구영신예배 후 난 피곤해서 일찍 잤지,
그리고 이 아침에 조간 신문과 시집을 읽는다.
잠시 후 경건한 사제가 되어 기도할 참이구,

90세의 엄마는, 올 해가 어찌되실까 생각해 보았다.
이따라도 춥지 않으면 모시고선 동산이라도 산책할까 한다.
엄마는 "밥해 먹기가 힘들다."
"요즘은 입맛도 없다." 하셨다.

아들아이는 자기 소개서와 제안서를 쓰고 번역하기를,
어제는 혼자 타박을 했다.
몇날을 밤새우는 긴긴작업이고 자기와의 싸움이고,
닫힌 세상 문을 여는 어려운 일이다.
딸아아도 면접을 앞두고 있다.
믿음없는 우리 부부는 걱정도 한다.
또 상처를 받으면 어찌하누?

아내는 그제부터 나를 축복했다.
다가와 내머리에 손얹고 웃으며 안수기도도 했다.
내가 복받아야 집이 잘된다며,,
그러고 보니 올해가 원숭이 띠라지? 그래서 였나?

이 아침에도 전화는 온다.
방해받고 싶지 않아 아예 무음으로 해놓았다.
올해가 어떨까? "복많이 받으세요"
저들의 무수한 축복대로,, 과연 그럴까? 복은 저들이 주나?

내일이면 여전할 일상들, 일찍이 내 자리를 찾는다.
남쪽 창엔 볕이 들었다.
케텐을 제치고 잠시 혼자만의 명상이 좋겠다.
이렇게이렇게, 혼자의 시작이었다.
새해 아침이,

토요일 오후, 2016,1,2

"목사님 뭐하세요?" 전화기 너머의 음성은 반가운 이였다.
이리로 오겠다는 기별인줄 알았는데, 나보고 오란다.
"이곳에 맛있는 데가 많아요. 사모도 아직 안 왔고요."
어제 기도원 간 사모가 없으니 함께 점심하자는 청이였다.

맛난거 많다는 말보단, 중년에 혼자 슬쓸해 하는 모습이 아련해,
마을버스와 광역버스와 시내버스를 갈아타고 만났다.
"아구찜을 잘하는데가 있어서요." 전에도 이런 적이 있었는데,
"옆집 주인이 가르쳐 준 곳인데 나도 처음이에요"
결국 아구찜도 먹었지만 따스한 정을 나누었다.

갔던 길을 다시 오니 겨울의 짧은 해가 졌다.
점심먹으러 갔다 오니 저녁을 먹게 되었다.
연휴의 첫 토요일이 이렇게 장식되었다.

시37:16) 의인의 적은 소유가 많은 악인의 풍부함 보다 승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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